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장을
음식물을 소화하고 배설하는
단순한 기관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장의 진짜 모습은,
그동안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장은 뇌에 필적할 정도로
복잡한 신경계와 감각 기능을 지닌,
독립적이고 정교한
정보 처리 기관이었다.
실제로 장은 자체의 신경계와
수많은 신경세포를 통해
감정, 기억, 의사결정에까지 관여하며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신경계와 미생물을 지닌 장은
관련 세포 수가
뇌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장은 후각 수용체와
다양한 화학물질 수용체까지 갖춘
'감각기관'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처럼 장은
단지 음식물을 처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환경을 감지하고
뇌와 신호를 주고받는
중요한 소통 창구다.
장과 뇌의 밀접한 상호작용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
에머런 마이어 박사는
장과 뇌의 상호작용을
40년간 연구해온 권위자다.
책을 통해 장과 뇌는
신경, 호르몬, 염증성 분자 등
다양한 경로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감정이 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에서 출발해
뇌로 전달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고도 놀랍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것,
긴장하면 소화가 안 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생리현상이 아니라,
장과 뇌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책에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시상하부와 편도체가 활성화되며
신경계 전체에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장의 운동성과 감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장의 건강이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감정이 장의 상태를
변화시킨다는 것도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입증된다.
이는 단순한 의학적 설명을 넘어서,
우리 일상과 정신 건강에
깊이 연결된 이야기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장 건강을 좌우한다
『세컨드 브레인』은
장 건강의 '골든타임'이
생후 2년 반에서 3살
사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이 시기에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결정되며,
이후의 건강과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부모의 양육 태도,
스트레스 정도, 식습관은
모두 아이의 장 발달과
뇌 신경 회로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어미 쥐의 방임 양육이
새끼 쥐의 스트레스 반응성과
장의 민감도를 높인다는 연구는,
인간 양육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우리가 아이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단지 순간의 정서적 영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특성과 건강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은
깊은 반성과 성찰을 불러온다.
장내 미생물과
식습관의 놀라운 연결고리
『세컨드 브레인』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단순히 에너지원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군의 생태를 좌우하고
결국 우리의 기분, 감정,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특히 장내 미생물의 대사산물은
뇌에 신호를 보내
신경계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책에서는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해
장내 미생물군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부 프로바이오틱스는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완화하고
항우울제에 준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도 소개된다.
다만 성인이 된 후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영구적으로 정착하지 않기에,
아이 때부터의
식습관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식단에 있어서도
저지방, 고섬유질, 자연 발효 식품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인공감미료, 유화제, 글루텐 등
가공식품 첨가물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이는 다시 장신경계와 뇌의 소통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지방으로 인해
변화된 장내 신호는
장의 면역체계를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뇌의 구조적 변화까지
유발할 수 있다.
감정과 직감이
장에서 나온다는 놀라운 사실
『세컨드 브레인』은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gut feeling',
즉 직감이라는 표현이
결코 은유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의사결정이
장과 뇌의 교감에서 비롯되며,
이는 장의 감각 수용체와
신경 네트워크 덕분이다.

장은 세로토닌의
최대 저장고이기도 하며,
이는 기분과 감정 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래서 우리는 식사 중
안 좋은 소식을 들으면 체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단지 위장 문제만이 아니라,
장이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장은
긍정적인 감정을 촉진하고,
반대로 만성적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은
장 건강을 악화시킨다.
장을 돌보는 것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다
『세컨드 브레인』은
장이 단지 음식물을
처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감정과 기분,
심지어는 우리의 성격과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주는
정교한 기관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장을 돌본다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이자,
아이의 정서적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또한 장-뇌 의 축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몸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도
한 번쯤 되돌아 봐야 한다.
건강한 장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제된 가공식품을 피하고,
식물성 식단을 늘리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높이는
음식 섭취를 실천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장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인을 위한
진짜 건강 관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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