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충돌,
인도와 중국 사이 벌어진
신냉전의 서막
2020년 6월,
히말라야의 갈완강 계곡에서
벌어진 충돌은
단순한 국경 분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어둠 속에서 벌어진 백병전은
양국 모두에게 많은 사상자를 남겼고,
이는 단기간의 전술적 승리가 아닌
장기적인 전략적 손실을
중국에게 안겨주었다.

이후 인도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을
대거 퇴출시키고,
자국의 5G 인프라에서
화웨이와 ZTE를 배제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탈중국화'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인도는
이 충돌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가속화한다.
2020년 이후,
쿼드(QUAD)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를 위한
외교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성했고,
동남아시아 백신 보급을 위한
인도 제조거점 설립 등으로
‘보건 외교’의 전면에도 나섰다.
이는 시진핑이 의도한 인도 응징이
오히려 국제무대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유라시아 속 중국의 지정학적 한계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20개국에 둘러싸여 있고,
대부분이 역사적 갈등을
안고 있는 이웃들이다.
러시아, 인도, 일본, 베트남 등은
모두 자국의 안보를
중국의 팽창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자발적 봉쇄망’을 형성한다.

반면 미국은 두 개의 대양에 의해
보호받는 지리적 이점을 누리며,
글로벌 질서의 주도국으로서
오랜 기간 우방국들에게 개방된
시장과 안전망을 제공해왔다.
중국이 ‘글로벌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려는 과정에서
겪는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과도한 중앙집중형 통치체계와
불투명한 권력 구조에 있다.
권위주의적 체제는
내부 반발을 억압하는 데 탁월하지만,
동시에 외부의 우려를 증폭시킨다.
이는 주변국들에게
중국의 야망이
단순한 경제 확장 수준이
아님을 암시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진영에
전략적 결속을 부여한다.
글로벌 반격:
포용에서 억제 전략으로
중국의 부상은
너무 오랫동안 세계의 묵인을 받아왔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은
‘중국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먼저 부유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경제적 특혜와 외교적 기회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시진핑 체제의 강화와
민주주의 후퇴,
언론 및 표현의 자유 말살로 이어졌다.
미국의 전략적 착오는
9·11 이후 더욱 심화됐다.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느라
중국의 부상을 간과했고,
이 틈에 중국은 기술, 경제, 군사에서
막대한 성장을 이뤘다.
시진핑 체제는
미국의 관용을 오히려
서구질서 해체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자유주의는
중국 공산당에게
체제 위협으로 해석되었고,
중국은 이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제거해야 할 적으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포위의 고리 :
강대국들이 손을 잡다
중국의 전방위적 확장은
결국 ‘반중 연대’의 출현을 불러왔다.
쿼드(QUAD), 인도-프랑스 군사협력,
아세안의 견제, 유럽의 기술 동맹 강화 등은
그 대표적 사례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조용한 전선’은 사라지고 있다.
필리핀은 미군과의 방위 협정을 재가동했고,
베트남은 남중국해 분쟁을 계기로
안보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독일 제국과 비슷한
외교적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비스마르크가 우려했던 ‘포위망’은
독일을 전면전으로 몰고 갔고,
중국 역시 주변국과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스스로 전략적 자율성을 좁혀가고 있다.
21세기판 ‘슐리펜 계획’은
존재하지 않지만,
불안정한 경제 성장과
내부 억압 체제가 외부 팽창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와 포용정책의 종말
한편, 미국 내에서도
중국에 대한 전략적 인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동맹국들과의
균열을 자초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기존의 포용정책에서
경쟁, 나아가 억제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가 TPP에서 탈퇴하고
무역전쟁을 감행한 배경에는
‘경제적 실리주의’와 ‘자국 우선’
이라는 명분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미국 내 여론을
중국 견제로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중국을 ‘체제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대중정책에서
초당적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다시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되찾으려 시도했었으며,
트럼프 2기 정부 또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관세 등의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과의 대척점을 지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정책들은
자연스럽게
‘중국 고립화’ 전략과 맞물린다.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선 중국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는
단지 하나의 국가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아니라,
그 무너짐이 세계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이다.
중국이 스스로 만든
전략적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체제 유지가 아니다.
진정한 변화는
외부의 적을 만들고
내부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질서 속에서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포위의 고리는
단순한 외교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정당성 없는 팽창과
통제를 향한 세계의 경고다.
과연 중국은 그 경고를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역사상
수많은 제국들이 그랬듯,
자신이 만든 덫에
스스로 걸려들 것인가.
책은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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