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의 힘,
그리고 데이터가 드러내는
진짜 속마음
사람들은
평소에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질문들을
구글에는 서슴없이 던진다.
“나는 게이인가요?”
“아내가 절정에 도달하지 못해요”
“내 아들이 멍청한가요?”
이러한 질문들은
낯설고 충격적일 수 있지만,
바로 이것이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핵심이다.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구글 트렌드와
애드워즈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의 은밀한 심리를 꿰뚫어 본다.
이 책은 ‘설문조사’가 아닌
‘검색창’이라는
가장 솔직한 데이터원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거짓말을 하고
진짜 욕망을
숨기며 살아가는지를 파헤친다.
데이터는 말한다
: 거짓말의 일상화
우리는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할까?
예를 들어
이성애자 여성들은
1년에 50회 정도
섹스를 한다고 말하고,
콘돔 사용률은 16%라 주장한다.
이성애자 남성들은
1년에 16억 개의 콘돔이
사용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판매되는 콘돔은
고작 6억 개 남짓이다.
이 단순한 수치는
말보다 행동이,
설문보다 데이터가
더 진실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설문조사에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Social Desirability Bias)이
존재한다.
대면 상황에서,
혹은 전화조사에서조차
사람들은
‘좋게 보이려는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컴퓨터 앞의
검색창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오직 자신과 알고리즘만이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디지털 자백실이다
우리가 구글에 입력하는
수많은 질문과 단어들은
고해성사와 같다.
정치적 성향, 성적 환상,
자녀에 대한 실망,
인간관계의 고민까지
모두 드러난다.
예를 들어 부모들은
“내 딸이 못생겼나요?”를
“내 아들이 못생겼나요?”보다
3배 많이 검색한다.
또한
“내 아들은 재능이 있나요?”는
“내 딸은 재능이 있나요?”보다
2.5배 많이 검색된다.
이러한 검색어는
문화 속에 무의식적으로 자리한
젠더 편향을 보여준다.
‘정말로 후회하는 건 무엇인가요?’
라는 검색에서
아이를 가지지 않아서
후회한다는 질문보다
아이를 가졌다는 선택을
후회하는 질문이
7배나 많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고통과 후회,
그 진짜 감정은
구글에서만 드러난다.
정치와 여론조사
: 겉으로는 말하지 않는 진심
선거 전후의 구글 검색은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예측해낸다.
많은 유권자들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고 말하지만,
이미 특정 후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색을 하고 있다면
그들의 ‘마음’은
이미 결정된 상태다.
오바마 당선 이후
인종차별 단어 검색이 급증했고,
백인우월주의 사이트인
스톰프런트의 가입률도 폭발했다.
공식 여론조사에서는
잡히지 않던 미움과 분노가
검색 데이터에서는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즉, 구글 검색은
‘무의식적인 편견’이 아니라
‘의식적인 차별 행동’을
가시화한다.
인간의 성적 환상은
말보다 데이터에 있다
세계 최대 포르노 플랫폼
‘폰허브’의 빅데이터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검색어 상위권에
근친상간, 치어리더,
교사, 기저귀 플레이 등이
포진해 있다.
남성의 판타지 속에는
유년기의 추억, 모성애,
금기된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존재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과 달리
실제 관계보다
‘왜 남편이 나를 원하지 않나요?’,
‘왜 절정에 도달하지 않나요?’
와 같은 검색이 훨씬 많다.
이성 간의 진짜 불만은
대화나 문자 미회신이 아니라
‘성적인 단절’에 대한 것임을
데이터가 증명한다.
이 모든 내용을
설문조사로 물었을 때는
결코 나오지 않을 이야기다.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사회적 진실들
아동학대는 줄지 않았다.
신고가 줄었을 뿐이다.
2008년 미국 경제 대공황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줄었지만
“엄마가 나를 때려요”라는
검색어는 급증했다.
보호기관의 통계는
줄어든 업무량을
나타내는 것이었지,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 않았다.
구글 검색은
그러한 ‘숨어 있는 위기’를
포착한다.
낙태 제한이 가져온 변화
낙태 시술이
어려워진 지역일수록
‘자가 낙태’ 방법에 대한
검색이 급증했다.
2015년에는
70만 건이 넘는 검색이 이뤄졌고,
그 수치는 계속 늘고 있다.
공식 의료 시스템의 그림자 아래,
수많은 여성들이
비공식적인 방법을 찾고 있었다.
사랑과 관계,
그리고 우리가
묻지 못한 질문들
첫 데이트에서 질문이 많을수록
그 데이트는 지루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우리 다시 만날까요?”
단 한마디로 대화가 끝났다면
그것이 최고의 데이트였을 수 있다.
여성은 남성이
자신의 농담에 웃어주고
자신이 이끄는 주제로
대화가 이어질 때 호감을 느낀다.
남성은 외모가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질문보다는 감정적인 교감이
관계 발전의 핵심이라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다.
진실은 불편하지만,
결국에는 유용하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검색창 앞에서는
숨길 수 없다.
세스 다비도위츠는
이렇게 말한다.
“듣기 좋은 말은 위안이 되지만,
진실은 도움이 된다.”
빅데이터의 가장 큰 힘은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얻고,
우리가 정말로 신경 써야 할
문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이 데이터들은
정책과 사회 시스템이
진짜 필요한 곳에 다가가게 도와준다.
구글은 현대인의 거울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그림자를
데이터로 비춰준다.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하고,
스스로를 속이며,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러나 컴퓨터 앞의 순간,
손가락이 진실을 입력한다.
구글 검색어는
사회의 민낯이며,
디지털 시대의 자백서다.
그 속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고뇌, 갈망, 불안,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실패에서 피어난 기적의 도시락 (0) | 2025.09.18 |
|---|---|
| [모두 거짓말을 한다] 검색 기록 속 인간의 진실 (0) | 2025.09.17 |
| [리더의 질문법] 질문을 던지는 리더가 이긴다 (0) | 2025.09.15 |
| [권력의 심리학] 권력은 부패하는가: 시스템, 심리, 그리고 해결책 (0) | 2025.09.12 |
| [권력의 심리학] 권력은 인간의 본성인가, 사회의 구조인가 (0) | 2025.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