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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s and Spirits

3. 와인의 스타일, 품질, 가격을 결정짓는 숨은 이야기

by 아콩대디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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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와인 뒤에 숨겨진

자연과 인간의 협업

와인을 마시며 

그 향과 풍미, 여운을 느끼는 건 

순식간이지만, 

그 한 병의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선택과 조건들이 작용한다. 

 

어떤 포도 품종이 사용되었는지, 

어느 지역의 햇살과 비를 맞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양조 되었고

얼마나 숙성되었는지 등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와인의 스타일, 품질, 그리고 가격을

결정짓는다.

 

와인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지 병 안의 액체가 아니라

그 배경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포도 품종 – 와인의 출발점

 

와인의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은

‘포도 품종(grape variety)’에서 시작된다. 

 

사과에도 수많은 품종이 있듯, 

포도 역시 

각각의 특징을 지닌 품종이 다양하다. 

 

소비뇽 블랑은 

산뜻하고 풀 향이 나는 화이트 와인을, 

까베르네 소비뇽은

진하고 구조감 있는 레드 와인을 만든다.

 

품종마다 당도, 산도, 타닌의 함량이 다르고,

이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 바디, 맛의 복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모든 샤르도네나 모든 메를로가

같은 가격이 아닌 이유는

바로 이 품종이 재배된 환경과

양조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후와 환경 – 햇빛과 비, 흙이 만든 개성

 

포도가 재배되는 환경은 

와인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다. 

 

태양의 양, 비의 양, 온도, 토양,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절하는 인간의 손길 등이다.

 

예를 들어 따뜻한 지역에서 자란 포도는 

당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만들어낸다. 

 

반면 서늘한 지역에서 자란 포도를 통해서는

산도가 높고 섬세한 아로마를 가진

와인이 탄생한다.

햇빛은 포도에 당을 생성하게 해주며, 

비와 물은 포도의 성장을 돕는다. 

 

그러나 물이 너무 많으면 

포도가 물러지고 맛이 희석되며, 

 

반대로 물이 너무 부족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이 멈춘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수분과 햇빛, 건강한 토양과

적절한 양분이 균형을 이루어야

좋은 포도가 자랄 수 있다.

 

특히 포도밭의 경사나 위치도 중요하다.

 

경사진 언덕은

일조량을 높이고 배수를 도와

와인의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포도 재배와 수확

– 농부의 선택이 와인의 운명을 바꾼다

 

포도밭에서 

어떤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하느냐는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가지치기, 

포도송이 간격 조절, 

수확 시기의 선택 등은 

포도의 당도와 풍미,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 

 

수확 시기가 빠르면 

산도가 높은 포도가 되고, 

늦으면 당도는 높지만 

과일 특유의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

수확 방법도 중요하다. 

 

기계 수확은 효율적이지만

품질 관리는 어려울 수 있는 반면

수작업 수확은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지만,

덜 익은 포도나 손상된

포도를 골라낼 수 있어

고품질 와인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양조 방식 – 와인을 와인답게 만드는 기술

 

양조는 포도즙을 와인으로 바꾸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와인의 스타일이 결정된다. 

 

화이트 와인은 

보통 껍질을 제거한 후 즙만 발효시키고, 

레드 와인은 껍질과 함께 발효시켜 

타닌과 색, 향을 끌어낸다. 

 

로제 와인은 

짧은 시간 껍질과 접촉한 후 분리한다.

또한, 발효 온도나 사용하는 효모에 따라 

맛과 향의 차이가 발생한다. 

 

일부 생산자는 야생 효모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풍미를 강조하고, 

다른 생산자는 상업 효모를 써서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추구한다.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하면 

향이 섬세하고 과일 풍미가 유지되며, 

고온 발효는 빠르게 알코올을 만들지만 

섬세함은 줄어들 수 있다.

 



숙성 – 시간과 접촉이 만드는 또 다른 차원

 

숙성은 

와인의 구조와 풍미를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다. 

 

스테인리스 탱크, 오크통, 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숙성되며, 

여러 방식에 따라

와인의 특성이 달라진다.


오크 숙성은 

와인에 바닐라, 토스트, 향신료, 견과류 등의 

풍미를 더해주며, 

타닌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프랑스 오크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뉘앙스를, 

미국식 오크는 

좀 더 강하고 달콤한 뉘앙스를 준다. 

 

오크 조각이나 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보통 저가형 와인에서 사용된다.

산소와의 접촉 여부도 중요하다. 

 

산소와 함께 숙성되면 

와인은 점점 부드럽고 

성숙한 느낌이 들게 되며, 

향미가 복합적으로 변화한다. 

 

반면 산소를 차단한 채 하는 숙성은

신선한 과일 향을 그대로 보존하며,

깔끔한 인상을 유지한다.

 



가격을 결정짓는 진짜 요소들

 

좋은 와인이 무조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품질을 담보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수작업 수확, 낮은 수확량, 

숙성 공간과 시간, 고급 오크통 등은 

모두 생산비를 높인다. 

 

또 병, 라벨, 포장, 운송, 마케팅, 세금 등도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포도가 자라는 지역의 명성, 

생산자의 브랜드 가치, 

와인을 병입하고 보관하는 

설비의 규모와 효율성 등도 

가격에 반영된다. 

 

하지만 아무리 고가라도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외면받게 된다. 

 

결국 가격은 단순한 원가뿐 아니라

‘그 와인이 주는 경험’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단지 포도즙만이 담긴 것이 아니다. 

 

땅의 성질, 하늘의 기후, 

사람의 노력, 시간의 흔적이 

함께 녹아 있다. 

 

스타일은 포도의 품종에서 

시작되지만, 

그 여정을 통해 품질이 다듬어지고, 

마지막에 와서 가격이 매겨진다. 

 

우리가 좋아하는 그 와인이 

왜 그런 맛을 내는지, 

왜 그런 가격표를 달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와인 한 병을 마시는 일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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