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9일,
부산 사직야구장.
무려 4시간 13분간 이어진
숨막히는 연장전 승부가 끝났을 때,
롯데 자이언츠의 홈팬들은
이 이름을 외쳤다.
이호준.

평소 ‘자이언츠TV’에서
‘상남자’ 캐릭터로
사랑받던 내야수가,
이제는 진짜 상남자의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장 11회 끝내기 2루타였다.
그 한 방은 롯데 자이언츠에게
13년 만의 전반기 3위를 안겼고,
이호준 개인에게는
야구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4시간 13분 대혈투,
끝내 이호준이 마침표를 찍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었다.
롯데는 3-1로 앞서 있던 9회 초,
두산 베어스의
집요한 추격에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2사 후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
이어진 이유찬의 적시타로 3-4,
스코어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전날 경기에서 8회 4실점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그대로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포기하지 않는
롯데의 뒷심이 살아났다.
9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장두성의 희생번트와
상대 실책, 폭투로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8회부터 유격수 대수비로 들어온
이호준이었다.
그는 침착하게
1루수 방향의 타구를 때려냈고,
두산 1루수의 홈 송구가 빗나간 사이
3루 주자 한태양이 홈을 밟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평범한 땅볼이었지만,
이호준이 만든 결과는
값진 동점이었다.
연장 11회,
끝내기 밥상은 다시 이호준에게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졌다.
롯데는 마운드에서
심재민이 무실점으로 잘 버티며
균형을 유지했다.
그리고 운명은
11회 말에 다가왔다.
선두타자 정훈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한태양이 희생번트에 실패한 뒤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대타 최항이 볼넷을 얻어내
1사 1·2루의 찬스가 찾아왔다.
그리고 타석에는
다시 이호준이 나타났다.
이호준은 박치국의 빠른 공에
주눅들지 않았다.
승부를 걸었고,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4시간이 넘는 혈투,
그 마지막 한 방이
부산 사직야구장을
환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욕심났다. 계속 상상만 했는데
… 드디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호준은
아직도 현실 같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지금도 꿈만 같다.
아직도 정신이 없다.
치는 순간 애매했는데,
코스가 너무 좋았다.
운도 따랐던 것 같다.”
이호준은 끝내기 타석에서
솔직히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솔직히 욕심이 많이 났다.
끝내기 안타, 정말 쳐보고 싶었다.
항상 상상만 했는데…
오늘 그 순간이 온 것 같아서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평범한 경기였다면
이 말이 지나쳐 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9회 동점타,
11회 끝내기타까지,
단순한 활약이 아니라,
경기의 앞뒤를 바꾼
핵심 역할을 했기에
이 발언은 깊은 울림을 준다.
부상 복귀 후의
첫 하이라이트…
이호준은 ‘진짜 상남자’가 되었다
이호준은 전반기 막판
손가락 힘줄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다.
팀 상황이 급박했던 만큼,
빠른 복귀가 필요했고
그는 복귀 후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호준은 성실하고 꾸준한 선수”
실제로 이호준은 수비, 주루, 타격
모두에서 ‘소금 같은 활약’을 해왔다.
스타는 아니지만,
팀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조용한 기둥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그는 그 조용함을 완전히 깨뜨리는,
강렬한 한 방을 날렸다.
13년 만의 전반기 3위 확정
… 롯데의 여름은 뜨겁다
이호준의 끝내기타로
롯데는 전반기 3위를 확정 지었다.
이는 무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달성한 성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도 롯데가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의
괴물 같은 호투,
신데렐라 박찬형의 활약,
김강현·한승현·장두성 등
하위지명 선수들의 반란,
그리고 베테랑
전준우·정훈의 버팀목까지,
이 모든 조각이
이호준의 끝내기로 완성됐다.
후반기를 향해
… “기술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
경기 후 이호준은
앞으로의 각오도 잊지 않았다.
“지금처럼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다.
후반기에는
모든 기술적인 부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싶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각오 이상의
절실함과 책임감이다.

이호준은 이제
단지 유틸리티 자원이 아니다.
자이언츠의 중추이자,
분위기를 바꾸는 남자로 거듭났다.
1. 이호준, 9회 동점타
+ 11회 끝내기 2루타로 경기의 히어로
2. 경기 시간 4시간 13분,
연장 11회 혈투 끝 5-4 승리
3. 전반기 3위 확정,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쾌거
4. 경기 후
“끝내기 안타 계속 상상했는데,
오늘 그 순간이 왔다”
5. 복귀 후 첫 하이라이트,
기술적 성장 다짐하며 후반기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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