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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기억의 뇌과학] 우리가 기억하는 것과 잊는 것의 이유

by 아콩대디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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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 것도 정상입니다

 


하루 동안 우리는 

수백 가지 일을 경험하고 

수천 개의 정보를 접한다. 

 

그런데 그중 내일이 되면 

기억나는 건 고작 몇 가지뿐이다. 

 

놀랍게도 1년간 

세세하게 기억나는 날은 

평균 8~10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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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잊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뇌는 그렇게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잊어야 할 때는 잊어야 한다는 것, 

그게 기억의 뇌과학이 말하는 

첫 번째 진실이다.

 

 


기억이란 단순히 

어떤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와 감정, 맥락, 의미가 결합된 

능동적인 뇌 활동이다. 

 

쇼핑몰에서 차를 잃어버리는 이유도 

기억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애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기억이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억은 뇌를 변화시키는 

물리적 사건이다

 


기억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 아니라, 

뇌 속의 물리적 변화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신경세포들이 

서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처음엔 서로 무관하던 신경세포들이

특정한 패턴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신경망이 형성된다.

 

이 연결망이 다시 활성화되면

우리는 그것을 ‘기억’이라고 느낀다.

 

 



이 과정은 총 4단계로 이뤄진다.

 

1. 부호화:
감각 정보를 신경신호로 바꾸는 과정

2. 강화: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도록 만드는 단계

3. 저장:
화학적, 구조적 변화를 통해
장기기억으로 전환

4. 인출:
정보를 다시 떠올리는 단계

 

 



해마는 기억의 조율사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는 

바로 해마다.


해마는 뇌 속 여기저기에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묶고 연결한다.


단기 기억이 해마에서 

처리되고 통합된 후, 

다양한 뇌 부위에 

분산 저장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해마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그래서 이 병의 초기 증상은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억은 시간이 필요하다. 

 

해마가 아직 정보를 

정리하기도 전에 

다른 자극이 끼어들면, 

기억은 강화되지 못하고 

소실될 수 있다.

 

 



기억은 뇌 속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가 

꺼내는 게 아니라, 

처음 그 기억을 만들 때의 

뇌 활성 패턴을 재현함으로써 

되살아나는 것이다.

 



주의가 기억을 결정한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했더라도, 

왜 각자의 기억은 다를까?


그건 주의를 

어디에 기울였는가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새롭고, 감정적이고, 

의미 있는 것에만 관심을 준다.


대부분의 일은 흘려보낸다. 

 

우리의 기본 설정은 ‘부주의’다.

주의와 인지 없이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집중이 분산된 상태에서는 

기억이 약하게 형성된다.


주의력이 떨어지는 오늘날, 

기억력도 함께 저하되는 이유다.

 



작업기억: 지금 이 순간의 기억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작업기억 덕분이다.


작업기억은 

우리가 현재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정보를 

몇 초 동안 유지하는 뇌의 기능이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입력하기 전까지 

기억하는 것, 

문장의 앞부분을 기억한 채 

읽어 나가는 것.

작업기억은 

약 15~30초 동안 

5~9개의 정보만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덩어리로 나누면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17-555-4062처럼 

숫자를 나누어 기억하면 

더 쉬워진다.

 



장기기억: 지식, 사건, 방법

 


장기기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의미기억:
지식과 정보에 대한 기억

2. 일화기억: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

3. 절차기억(근육기억):
몸이 기억하는 기술




예를 들어, 자전거 타는 법은 

반복된 연습으로 

절차기억으로 전환된다.

 


그 동작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수행된다.


근육기억은 

기저핵이라는 

뇌 부위에 저장되고,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도 

걷고, 타자를 치고, 

춤을 추게 만드는 것이다.

 



감정은 기억을 강화한다

 


감정이 실린 경험은 

더 오래 기억된다.


감정은 뇌의

‘편도체’를 자극하고,

편도체는 해마로

신호를 보내 기억을 강화한다.

 

 


그래서 우리는 첫사랑, 

사고, 결혼식, 사별처럼 

감정적으로 충격적인 순간을
섬광기억으로 평생 기억하게 된다.

기억은 정보 그 자체보다, 

그 순간의 감정과 의미를 

중심으로 남는다.

 

 


기억은 그래서 

객관적 기록이 아니라, 

자전적 서사다.


기억은 곧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정체성이다.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남기려면?

 


기억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한 것만 남는다.


그러니 기억에 남길 만한 일들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은 저자가 제안하는 

기억을 남기는 방법이다.

 

1. 일상을 깨라:
새로운 장소에 가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라.

2. 주의를 집중하라:
모바일 기기를 끄고
오롯이 경험에 몰입하라.

3. 느껴라:
감정이 움직일 때
기억은 더욱 생생하게 남는다.

4. 되새기고 이야기하라:
친구와 수다 떨고 일기를 써라.

5. 의미를 부여하라: 
기억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가 핵심이다.

 



기억의 궁전: 

의미를 담아야 오래 간다

 


기억을 잘하려면

‘기억의 궁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장소에 기억할 대상을 

시각적으로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집 안의 동선을 따라

사야 할 물건들을

떠올리는 방법이 있다.
(우편함엔 달걀, 

현관 앞엔 바나나, 

싱크대엔 화장지…)

 

 


이는 인간의 뇌가 

진화적으로 시각과 공간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미 있고 

생생한 이미지를 더 잘 기억한다.

 



마릴루 헤너와 과잉기억증후군

 


세상에는 모든 일화를 

거의 완벽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잉기억증후군(HSAM)’을 

가진 사람들은 

20년 전 특정 날짜에 

어떤 옷을 입었는지도 기억한다.

 

 


하지만 그들은 

늘 행복하지만은 않다.


모멸, 후회, 상실 같은 

고통스러운 기억들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억의 양보다 중요한 건, 

어떤 기억을 

오래 간직하느냐는 것이다.


기억은 선택적이고,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관리될 수 있다.

 



기억은 기술이며 예술이다

 


『기억의 뇌과학』은 

기억을 단지 저장된 정보가 아닌 

살아 있는 뇌의 활동으로 해석한다.


기억은 과학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다.


기억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인지하고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하루하루 

‘잊혀질 것들’을 쌓아가지만,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순간들을 

건져 올릴 수 있다.


기억은 그 자체로 인생의 예술이고,
불완전한 기억이 모여 

결국 우리 삶을 찬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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