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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정치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by 아콩대디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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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 복종인가 저항인가

 


1950년대와 1970년대를 관통한 

두 실험이 있다.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과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포드 감옥 실험이다. 

 

이 실험들은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권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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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그램 실험에서는 

참가자의 약 3분의 1이 

끝까지 전기충격을 가했으며, 

또 다른 3분의 1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다. 

 

나머지는 권력에 저항하는 쪽이었다.

중요한 건, 

이 실험이 개인의 성향에 따라 

복종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간 심리학은 

이런 개인차보다는 

‘상황’의 힘에만 주목해왔다. 

 

 

하지만 할로우의 원숭이 실험, 

가르시아의 쥐 실험 등에서 보면

상황보다 생물학적, 진화적 기반이 

강력한 성향의 차이를 뒷받침한다.

 

개인의 성향은 

단순히 사회적 교육이나 

환경 조성으로만 형성되지 않는다. 

 

욕구, 감각, 인식, 생존 본능은 

타고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권력에 복종하느냐 저항하느냐도 

그런 성향 중 하나일 수 있다.

 



정치적 성향의 유전적 뿌리

 


우리는 보통 정치 성향을 

나중에 ‘선택’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오히려 정치 성향이 

우리 심리와 기질, 

심지어 생물학적 기초 위에 

세워진다고 본다. 

 

예컨대 침팬지는 

집단 내에서 서열이 바뀌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즉각적으로 변한다. 

 

유전 구조조차 

환경 변화에 반응하는 

유연성을 가진다는 말이다.

 



여기서 진화심리학은 

중요한 통찰을 준다. 

 

정치적 견해가 

단지 사회에서 배운 

지식이나 사상의 결과가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이나 성격 특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 

감정적 반응,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혐오의 방향, 

그리고 변화에 대한 

수용성 같은 요소들은 

정치적 입장을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무엇이 선호를 결정하는가: 

루콜라에서 록스타까지

 

 

『정치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는

흥미로운 데이터를 인용한다.

 

온라인 플랫폼 헌치닷컴은

정치 성향에 따라

사람들이 루콜라를 좋아하는지,

비틀즈 스타일의 음악을 선호하는지,

또는 PC보다 맥을 더 선호하는지

등의 패턴을 보여준다.

 

 



보수주의자는 익숙한 것, 

안전한 것을 더 좋아한다. 

 

채식보다 육식을, 

추상 예술보다 풍경화 같은 

실사 이미지를, 

새로운 경험보다는 전통을 선호한다. 

 

반면 진보주의자는 

창의성, 다양성, 실험성을 

더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음식, 음악, 자동차, 

심지어 집안의 물건 배치까지 

드러난다.

심지어 진보 성향 사람은 

연예인, 예술가, 코미디언이 

될 확률이 높다. 

 

 

 

반면 보수 성향은 

안정성과 규범, 정돈에 초점을 둔다.

 

이 모든 데이터는

정치적 신념이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선호 패턴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음을 말해준다.

 



성격 특성과 도덕 기초의 연결

 


심리학에서 성격을 설명하는

‘빅파이브(Big Five)’ 모델은

정치 성향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개방성(openness) 점수가

높은 사람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추상적인 생각을 즐긴다.

 

이들은 진보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성실성(conscientiousness)이

높은 사람은

규칙과 질서,

예측 가능한 구조를 중시하며

보수 성향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더해 

조너선 하이트의 ‘도덕기반이론’은 

진보와 보수가 

서로 다른 도덕적 기준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진보주의자는

해악과 공정, 

즉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도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보수주의자는 

충성, 권위, 정결을 강조하며 

집단의 질서와 안정을 중시한다.

 

 


이런 차이는 

단지 정치 이슈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방향성과도 관련 있다. 

 

진보주의자는 

소외된 이들에게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수주의자는 

규범을 어기는 이들에게 

더 엄격한 시선을 보낸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는 

진보와 보수가

‘세상을 다르게 본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 눈의 움직임,

시선 처리 방식,

자극에 대한 반응 속도 등의

실험을 통해 입증된다.

 



플랭커 실험, 스트루프 과제, 

도트 프로브 테스트 등은 

보수주의자가 위협적이고 

부정적인 자극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화난 얼굴, 부정적인 단어에 

보수주의자는 

즉각적으로 주의를 집중한다. 

 

이는 그들이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최소화하려는 

심리가 있다는 뜻이다.

 

 



진보주의자는

반대로 더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고,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 

더 많은 호기심을 갖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를 

수집한 나머지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정보의 해석마저 다르다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똑같은 정보를 보면서도 

전혀 다른 해석을 내린다. 

 

진보는 불공정한 구조를 문제 삼고, 

보수는 자격 없는 이들의 

의존을 우려한다. 

 

이는 단순히 의견의 차이가 아니라

‘현실 인식’의 차이이기도 하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설명해준다. 

 

국가의 개입, 자유 제한, 강제성은 

보수주의자에게 

특히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반면 진보주의자는 

그러한 조치를 공공의 선으로 인식한다.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 존재일까?

 

 

『정치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는  

우리가 정치 성향을

선택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그것에

‘끌려가는’ 존재라는 것을 말한다.

 

생물학적 기초, 성격 특성,

도덕 기초, 삶의 선호,

심지어 시선의 움직임까지

정치적 입장을 형성하는 재료가 된다.

이 모든 요소가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한 그릇 안에서 끓어오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스스로 그 이유를

다 알지 못한 채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연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정치 성향은 

단순히 지적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방식이며, 

세상을 인식하는 창이며, 

감정과 경험, 신념이 응축된 결과다.

정치는 곧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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