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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부의세계사] 번영은 왜 지금 시작되었는가

by 아콩대디 202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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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전, 세계는 왜 정체되었는가?



1820년 이전까지의 세계는 

경제적 정체의 시대였다. 

 

앵거스 매디슨의 연구에 따르면, 

인류 역사 대부분 동안 

세계의 1인당 GDP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인구가 조금 늘어나면 

곧 식량이 부족해지고, 

생산량이 증가하면 

다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1인당 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우는 

고대 문명의 찬란함도, 

중세 유럽의 피렌체와 같은 도시의 

예술과 건축도 

결국 한정된 부 안에서 이뤄진 

순환일 뿐이었다.

맬서스 함정은 이 지점을 설명해준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이 함정 속에서 인류는

생산량이 늘어나도

결국 더 많은 입을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에,

다시 생활수준은 낮아지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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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뿐 아니라 송나라 말기 중국,

도쿠가와 시대의 일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되었다.

 

당시에도

잠깐의 과학적·기술적 진보는 있었지만,

제도적 기반이 약했기 때문에

그 진보는 결국 지속되지 못했다.

 



1820년,

시곗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820년을 전후로 근대 세계는 

단순한 농업 기반 경제에서 

산업 기반 경제로 급격히 전환된다. 

 

영국은 물론,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에서도 

전례 없는 생산성과 

생활 수준의 향상이 나타난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GDP 성장률, 

문맹률 감소, 평균 수명 증가, 

교육 수준의 확산 등

모든 수치들이 이 변화를 입증한다.

이 시기의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은 

항해 시계 제작자 존 해리슨이다.

 

1714년, 영국 의회는 

경도 계산의 정확도를 높이는 자에게 

막대한 상금을 수여하겠다고 공표했고, 

해리슨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항해 시계를 개발해 

결국 안전한 해상 무역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과학과 기술이 

실용적 문제 해결과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시계 하나가 바다를 바꾸고, 

무역을 바꾸고, 결국 세계의 부를 움직였다.

 



네 가지 성장의 축: 

재산권, 과학, 자본시장, 운송과 통신

 



저자는 번영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네 가지 요소를 꼽는다. 

 

1. 재산권의 확립
2. 과학적 합리주의의 수용
3. 효율적인 자본시장
4. 빠르고 안전한 운송·통신 인프라

 

 

위 네 가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국가는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

이 네 가지 요소는 

16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시적으로 결합되었고, 

19세기 초 영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영국은 

산업혁명의 본산이 되었고, 

다른 나라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모델을 따라가야 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부를 창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자극하는 역할도 했다. 

 

법 앞의 평등, 사유재산의 보장, 

그리고 자유로운 금융시장은

모두 이 체계의 연장선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강조되는 것이 재산권이다. 

 

중세 유럽의 봉건 제도 아래에서는 

토지를 소유하는 개념조차 모호했고, 

소비나 생산 활동도 

귀족의 허가 없이 불가능했다. 

 

반면, 자본주의 경제는 

개인이 재산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곧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또한, 운송의 효율성도 핵심 요소다. 

 

1820년 이전에는

교통비용이 너무 높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생지에서 20마일을 벗어나지 않고

생을 마쳤다.

 

그러나 철도와 증기선, 전신망 등의 발전은

물리적 거리의 장벽을 허물며

시장을 넓혔다.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더 많은 아이디어가 오가고,

더 많은 거래가 이루어짐을 뜻했다.

 

성장의 가능성이 넓어진 것이다.

 




산업혁명의 진짜 의미: 

자기추진적인 성장

 


산업혁명은 단순히 공장을 세우고 

기계를 돌리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추진적인 

성장 시스템의 시작이었다.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기술,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될수록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었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낳았다.

예를 들어, 18~19세기 미국은 

양질의 한계토지를 개척하면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이후 이 성장은 

더 이상 토지나 노동력에만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정보, 아이디어, 기술의 축적이 

경제의 핵심 자원이 된 것이다. 

 

현대에는 토지보다 자본, 

자본보다 아이디어의 힘이 더 크다.

 



경제학자 폴 로머는 

이를 '아이디어 기반 성장 이론'

으로 설명했다. 

 

이는 기술과 지식이 

외부성의 혜택을 낳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본 중심 이론을 넘어선다. 

 

즉, 우리가 한 명의 과학자를 고용하면 

그 지식이 사회 전체에 파급되며, 

모두가 함께 더 잘 살게 된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제도적 후퇴



흥미롭게도 전쟁은 

경제 성장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 

 

2차 대전 후 독일과 일본은 

불과 몇십 년 만에 

전쟁 이전의 경제력을 회복했지만, 

공산주의 체제 아래에서 

자본주의적 제도를 파괴한 동독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다.

 

 



제도의 중요성은 

사회의 방향을 결정한다. 

 

과학을 억압하고, 

교회 권위에만 의존하며, 

자본을 억제했던 중세 유럽은 

1,000년간 정체되어 있었고, 

그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다시 1,000년의 노력이 필요했다. 

 

정복자보다 위험한 것은 

그 사회 내부에 있는 

비효율과 억압이었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대런 애쓰모글루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이처럼 포용적 제도와 

착취적 제도의 차이가 

한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고 지적한다. 

 

 

좋은 제도는 

개인의 노력에 보상하고, 

혁신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1820년 이후의 세계가 

만들어낸 성취였다.

 


 

부의 시계는 

계속해서 앞으로 갈 수 있을까?

 



『부의 세계사』 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국가는 번영하고,

다른 국가는 그렇지 못했는가?

 

돈, 자원, 천연자원이 아니라,

제도와 아이디어,

인센티브 구조가 그 답이다.

이 책은 부의 원인을 추적하는 

단순한 경제사가 아니라, 

번영의 문을 연 

아이디어들의 역사이자, 

우리가 그 문을 다시 닫지 않기 위한 

경고문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이 네 가지 성장 축을 다시 잃는다면, 

시곗바늘은 다시 멈출 수 있다. 

 

 

 

이 시계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부의 세계사』 에서 제시한

네 가지 요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했고,

현대 세계 각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깊이 들여다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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