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통화전쟁』은
단순한 통화전쟁의 흐름을
다룬 책이 아니다.
중국의 위안화 전략과
미국 중심의 달러 체제를 둘러싼
패권 경쟁,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기술, 안보의
다층적인 갈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이 책은
중국의 고속성장 전략이
한계에 도달하며
드러나는 구조적 문제를 짚고,
시진핑 정권의 집권 3기 정책과
이에 맞서는
미국의 반격 양상을 통해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 가능성을 예측한다.

책의 핵심은
중국이 주도하는
위안화 경제권 확장과
미국의 달러 중심
세계질서 간의 충돌이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동북아 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미래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꽉 막힌 고속성장 모델과
시진핑의 초조함
중국의 고속성장 모델은
위안화의 인위적 평가절하와
생산 중심의 정책에 기반해 왔다.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달러에 고정하는
페그제를 시행하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왔고,
2015년 여름 위안화의
평가절하 이후에는
대규모 위안화 매도가 발생했다.
이는 시장의 불신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공산당 주도의 경제는
생산량이
곧 매출로 간주되기 때문에
과잉생산은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적자 국유기업도
생산을 줄이지 못하는 현실은
비효율적 시스템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보팔(保八)’이라 불리는
8% 성장률 사수 목표는
후진타오 정권 시절의
부패 관행과 연결되며
경제정책의 왜곡을 초래했다.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보팔은 종료되었고,
낙수효과가 줄어들면서
실업률 상승과
대중의 불만이 증대되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은
안정적 성장을 위해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다시 부채와
그림자 금융 확대를 초래했다.
부동산 거품도 심각하다.
리먼 쇼크 이후 중국은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해
경기 회복을 도모했지만,
이는 부채 의존형 모델을 고착화했다.
그림자 금융을 통한
고위험 투자상품은
은행의 보증을 등에 업고
부동산 시장에 쏠렸고,
이에 따라
중국 GDP의 20% 이상이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집권 3기와 구조적 불안정성
2022년 시진핑은
불문율을 깨고
세 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그는 경제정책의 권한을
총리 리창에게 넘기고,
당 중심의 경제 통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위안화 자산의
대규모 해외 유출,
금리 역전 현상,
제로 코로나 정책의 후폭풍은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위안화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상류층의 움직임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본 도피로 이어졌다.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이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
대출 확대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은행 부실화와
신용 약화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미중 첨단기술 전쟁과 사이버 안보
반도체는 미중 갈등의
핵심 축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2021년 기준 자급률은
16.7%에 불과하고,
실제 중국 기업의 비중은
6.6%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반도체 칩스과학법을 통해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자국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 기업에게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SMIC, 화웨이, ZTE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은
인력난과 기술 장벽에 직면해 있다.
백도어 등 사이버 보안 위협 문제는
미국이 화웨이 등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명분이 되었다.
NSA의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증언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을 도청해왔지만
동시에 중국도
글로벌 데이터를 감
시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 군 소속 해커들을 기소했고,
중국은 자국 IT장비 사용을
강요하는 정책을 펼치며
IT 패권 전쟁을 본격화했다.
특히 생화학무기, 사이버스파이,
유전자정보 탈취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안보 위협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본과 차이나머니
일본은 미국의 우방이면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었고,
2023년에는
일본 기업 간부가 구속되며
대중 리스크가 현실화되었다.
일본의 만성적 디플레이션과
긴축재정, 그리고 금융완화는
자금을 중국으로 유입시켰고,
이는 '재팬머니 순환'이라는
독특한 금융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중국의 부동산 위기,
부채 증가, 경기침체는
일본에도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정책 변화가 없다면
일본은 계속해서
차이나머니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 제국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위안화의 국제화 전략은
무역결제보다 자본거래 측면에서
더 큰 위협을 안긴다.
관리변동환율제라는
반고정제도는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기 쉽고,
위안화의 불안정성을 부추긴다.
'일대일로' 전략은 위
안화 대출을 통해
상대국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은 국유은행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그 자금을 다시
중국산 제품 구입에
사용하게 만든다.
이는 위안화 경제권
확대 전략이지만,
채무국들의 상환 불능은
중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AIIB 역시
자금운용의 불투명성, 당의 통제,
북한의 무조건적인 가입 승인 등으로
국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급감하고 있으며,
그 기반조차 흔들리고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
아시아통화기금(AMF) 구상을
좌절시켰고,
리먼 쇼크 당시에도
일본의 협조로 금융위기를 넘겼다.
위안화의 확산은
단순한 금융전쟁이 아닌
정치, 안보, 기술 전쟁까지
포함하는 전방위적 충돌이다.
통화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미중통화전쟁』은
단순히 통화체제의
갈등을 넘어서,
금융, 정치, 안보, 기술의
전면전 양상을 보여준다.
중국은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권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나,
구조적 문제와 정치적 폐쇄성,
국제 신뢰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달러 패권을 유지하며
견제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과 다른 선진국들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책은 글로벌 경제질서가
달러 중심에서 위안화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혹은 다시 미국 중심으로
재편될지를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거대한 금융 흐름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입장과
전략 역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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