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풍요로워졌는데
왜 더 행복하지 않은가
미국의 1인당 GDP는
1972년에 비해
현재 거의 두 배가 되었고,
우리는 구글, 유튜브, 이메일,
디지털 지도, AI까지
활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검색엔진의 가치는
연간 약 1만 7천 달러에 달하며,
디지털 지도와 이메일도
각각 수천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1972년과 지금,
스스로 '매우 행복하다'고 답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거의 같다.
과연 문제는 무엇일까?
부유해졌는데도
행복이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단순하다.
돈이 우리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이며,
우리가 하루 중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자신의 시간 중 46.9%를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무관한 생각에 쓰고 있으며,
이는 대체로 행복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방황하는 정신, 불행한 일상
하버드 심리학자 킬링워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방황하는 정신'이다.
이 정신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나 미래로 이동하며,
그 결과 만족감이 낮아진다.
오직 섹스와 명상,
그리고 몰입이 가능한 종교 활동만이
현재에 머물며
높은 행복 점수를 기록하는
예외적 활동이다.

실제로 '매피니스(Mappiness)'
프로젝트를 통해 분석된 자료에서도
가장 높은 행복 점수를 준 활동은 섹스였고,
그다음이 전시회 관람,
운동, 원예 활동이었다.
반면 업무, 집안일, 통근, 몸단장은
대부분 낮은 행복도로 기록됐다.
업무는 무려 '앓아눕기' 다음으로
불행한 활동으로 분류됐으며,
줄 서기, 설거지, 병간호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행복을 낮추는 활동이
일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인은 하루 중 평균 8.8시간을
수면에 쓰고,
남은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불행한 활동에 소비한다.
명상이나 대화, 종교 활동에
쓰는 시간은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을 덜 괴롭게 만드는
세 가지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일을 덜 불행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매케론과 브라이슨의 연구는
세 가지 핵심을 제시한다.
첫째, 일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이다.
음악은 일에 몰입하게 만들고
감정적 피로를 줄인다.
둘째, 재택근무가
출퇴근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율성을 높인다.
셋째, 친구나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면
고립감을 완화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바위는 무겁지만
함께 밀면 다르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끝없는 바위 밀기를
인생의 비유로 삼았다.
"우리는 시지프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의 데이터는
이 신화를 재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두 명의 시지프,
즉 시지프와 '시스파스'가
함께 바위를 밀고 번갈아 쉬며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는다면,
그들은 진짜로 행복해질 수도 있다.
고통스러운 노동조차도
사회적 연결과 유머, 협력이 개입되면
전혀 다른 정서로 바뀐다.
결단은 행동이 아닌,
회피를 바꾼다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중대한 결정을 앞둔 사람들에게
동전 던지기로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몇 달 뒤, 동전 던지기에 따라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직장을 유지한 사람보다 더 행복했다.
이는 우리의 불행이
선택의 결과보다는
'변화를 회피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강력한 증거다.
특히 낯선 것을 두려워하고
현재에 머무르려는 인간 본성은
때때로 행복으로 가는 문을
스스로 걸어 잠그는 역할을 한다.
소셜미디어와
느슨한 인간관계의 덫
사람들은 애인, 배우자,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행복하지만,
직장 동료나
일면식 있는 지인과 있을 때는
혼자 있는 것보다도 덜 행복하다.
조지 워싱턴은 말했다.
"불편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가 낫다."

또한 페이스북을 탈퇴한 사람들은
사용을 계속한 사람들보다
가족 및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늘었고,
실제로 행복해졌다고 응답했다.
현대의 인간관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느슨한 연결은
오히려 정서적 피로를 유발하며,
알고리즘 중심의
소셜 피드와 비교심리는
우리의 자존감에 해를 입힌다.
스크롤을 멈추고
진짜 친구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행복 전략이다.
스포츠 팬이 되지 마라?
열렬한 스포츠 팬들에게는
슬픈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팀의 승리는 기쁨보다
패배가 주는 고통이 더 크다.
실력이 강한 팀을 응원해도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패배의 상처는 여전히 크게 다가온다.
팬의 뇌는 '기대'에 적응하고,
그래서 반복되는 승리의 기쁨은
점점 둔해진다.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과정을 즐기는 자세만이
스포츠 관람에서
진짜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
자연과 날씨, 그리고 진짜 휴식
'매피니스' 프로젝트는
자연 속에 있을 때
사람들이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결과도 밝혀냈다.
회의 장소를 도심 사무실에서
해변 인근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같은 업무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행복에 가장 긍정적인 날씨는
섭씨 26도 근방의 따뜻한 기온이었다.
추위나 비가 불행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진짜 행복은 날씨 자체보다
어떤 사람과, 어떤 장소에서,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기본적으로 자연은 우리를 회복시키고,
감정의 이완을 유도하며,
집중력과 기억력까지 향상시킨다.
일주일에 단 2시간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보내면
스트레스 지수가
유의미하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상을 바꾸는 작은 전략들
우리는 무료로 검색하고,
무료로 소통하며,
가상의 친구들과 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비싼 기술도, 대단한 사건도 아닌
작은 변화들이다.

바위를 함께 밀어줄 사람,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장소,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
기꺼이 다가가는 용기,
그리고 때로는 동전 던지기까지
이 모든 것이
오늘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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