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맥주 한 캔이 바꾼 태도

by 아콩대디 2026. 2. 10.
반응형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가

설득력 있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을

감정으로만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이,

결국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지 보여준다.

 

 

 

단순히 취향을

늘리는 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방식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는 

힐링 에세이라는 말로

정리하기 어려운 결이 있다.

 

이 책은

마음을 달래는 동시에,

삶의 방식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든다.

 



맥주를 좋아한다


책의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가

맥주에 관한 글이다.

 

작가는

맥주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사실 자신은

맥주 자체가 아니라,

현재를 살 줄 아는 나,

좀 더 자유롭고 유쾌해진 나,

삶에서 알 만한 건

다 알아버렸다는 태도로

문을 닫아걸지 않고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꿈을 꾸는

나를 좋아하고 싶었을 것

이라고 고백한다.

이 고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어떤 물건이나 

취미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그 안에 들어 있는 

진짜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사실은 오전의 나를

좋아할 수도 있다.

 

반응형

 

누군가는 러닝을 좋아하지만

사실은 살아있다는

감각의 나를

좋아할 수도 있다.

 

작가가 맥주를 통해

하고 싶은 말도 같다.

 

그러니까 실은

맥주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을 평소의 자신보다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좋아해자.

아주 많이 좋아해버리자.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대표한다. 

 

좋아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연습이다. 

 

좋은 나를 

조금씩 연습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좋은 나를 만나고 알아가고 

연습한 기분이 내 속에 남아, 

나를 차츰 그런 사람으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것 없이도

좋은 내가 될 것이다.

 

아직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해,

이 글은 사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썼다고 덧붙인다.

 

여기서 작가의 정직함이 빛난다.

 

완성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나를

연습할 수 있는

물건과 순간을

옆에 두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여행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의 여행은 

관광지 리스트를 

체크하는 여행이 아니다. 

 

오히려 별다른 이유가

필요 없기도 하지만,

필요하다 하더라도

아주 단출한 이유만 가지고서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거기에 가 보고 싶어.

너를 만나러 갈 거야.

그 나무를 직접 봐야겠어. 

 

 

그런 이유 하나만

쪽지처럼 작게 접어

여행 가방 안에 넣고서

그리로 향한다.

그리고 정작 그곳에 가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고 한다. 

 

거기에 왔으니, 

너를 만났으니, 

그 나무를 직접 보았으니,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빈 시간이 

눈앞에 놓여 있을 뿐이다. 

 

이 빈 시간이 여행의 핵심이 된다. 

 

빈 시간을 채우는 건 

사소한 우연과 인연, 

게으름과 낮잠과 

산책 같은 것들이다.

이 대목은 여행을

생산적인 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푸는 동시에,

삶의 또 다른 기술을 알려준다.

 

 

빈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는 허락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여행은

새로운 것을 얻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또렷해지는 시간이다.

 



서울에서 제주로


작가는 서울을 떠나 

제주로 가는 길이 

늘 시간에 어떤 틈을

만드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이 시간은 익숙한 생활의

경계 안에 없는 시간이자

없는 장소다.

 

떠날 때마다

생활에 절취선을 두는 기분이다.

 

 

“여기서부터 또 다른 날들”하고

 


이 표현이 아주 좋다. 

 

삶은 계속 이어지지만, 

사람은 때로 다른 날들이 필요하다.

 

그 다른 날들은

멀리 가야만 생기는 게 아니라,

생활의 경계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 생긴다.

 

중요한 건 물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틈이다.

 

그리고 그 틈을 건너갈 때

필요한 것이 작고 가벼운 용기

라고 한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부푼 마음의 공기가

꺼지려고 할 때

주머니 속을 매만진다는

표현도 나온다.

 

세상의 모든 여행에

필요한 것은

단지 그것뿐이다.

이 부분에서 책은 말한다. 

 

대책 없는 

나날들이라 해도 괜찮다. 

 

계획이 없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계획이 없기에 

비로소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리기도 한다. 

 

여행은 결국

대책이 아니라

틈이다.

 

생활의 절취선을

그어주는 장치다.

 



더 많은 것보다 더 깊은 현재



책에는 현재에 관한 

문장들이 반복된다. 

 

 

테라스의 자릿말이 있다면
지금 여기가
제일 좋은 순간 같은 것

 

 

현재를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에게 다른 자리,

더 많은 것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건 미니멀리즘 선언이 아니다.

 

소유의 미덕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현재를

알아차리는 기술을 말한다.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오늘을 돌볼 것이다.

하루가 모여
결국 평생이 되므로.”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된다.

 

더 나은 사람이 될

필요도 없다고 한다.

 

다만 오늘을 돌보는

사람은 되어야 한다.

 

그 돌봄의 방식이

바로 순간 수집이다.

 

오늘 속에 숨어 있는

기쁨을 찾아내는 일이다.

 



기억이 남기는 삶의 질감


책에는 여행에서 

골목과 집이 사라지고, 

기억 속에서만 

짚어갈 수 있는 풍경에 대한 

문장도 있다.

 

 이때 작가는 오히려

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한다.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

기억함으로써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 지점에서 순간 수집은 

단순한 감성 소비가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방식이 된다. 

 

 

 

인생은 큰 사건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기억들로

이뤄진다는 말처럼,

오래 남는 건

대개 사소한 장면이다.

 

눈 오는 날이

아주 많이 오는 겨울보다,

눈이 자주 오는

겨울이기를 바란다는 문장도

결국 같은 구조다.

 

강도가 아니라 빈도,
한 번의 대단한 기쁨보다
열 번, 스무 번의 눈 오는 날들

그러면 좀 더
자주 사진을 찍고,
좀 더 자주 나누고픈
순간을 전송하고,
좀 더 자주
창문에 붙어 서서 웃게 된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작은 기술

 

 

이 책이 끝내 말하는 건 간단하다. 

 

멈추지도 기다려주지도 않는 

시간 앞에서, 

하고 싶은 일은 하나였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

그 일을 반복하는 동안 

사람은 조금씩 삶을 

낙관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무엇이든 나를 

평소의 나보다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아주 많이

좋아해보라고 한다.

 

 

그 좋아함은

좋은 나를 연습하게 만들고,

언젠가는 그것 없이도

좋은 내가 될 수 있다고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과정 중이니,

오늘은 맥주 한 캔을

따며 쓴다고한다.

 

이런 솔직함이

이 책을 더 믿게 만든다.

 

좋은 순간을 살면
좋은 삶을 살게 된다.

 

좋은 삶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을 

밀어두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다음에, 나중에, 하며 

미뤄두던 즐거움을 

오늘로 가져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취미의 진짜 형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