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일곱 번째 발자국에서는
창의성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를 설명한다.
우리는 창의성을 타고나는 것처럼 여기지만,
정재승은 말한다.
"지능은 기존의 절차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고,
창의성은 그 절차를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즉, 창의성은
'모르는 상황에서의 적응력'이며,
다른 방식의 연결과 사고에서 비롯된다.

그는 창의적 사고를 키우기 위한 환경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
를 꼽는다.
다양한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질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고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창의성은 고립된 천재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수많은 연결과 충돌 속에서
영감은 발생한다.
'혁신의 실마리는 늘 엉뚱한 곳에 있다'
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또한 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실천적 조언도 덧붙인다.
운동, 수면,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대화.
이는 모두 뇌에 자극을 주고
새로운 연결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양분이다.
창의성은 번뜩이는 재능보다,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과
지속적인 자극에서 피어난다.
한편,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상의 작은 변화도 중요하다.
새로운 카페에 가보거나,
평소 듣지 않던 장르의 음악을 듣는 것도
뇌에 색다른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덟 번째 발자국은
인공지능과 인간 지성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정재승은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는
AI를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둘째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간이 기계와 경쟁하려 하기보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앞으로 인간의 지성은
사회적 감수성과 해석력,
그리고 의미 부여 능력에서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 말한다.

데이터를 처리하고 계산하는 건
인공지능의 몫이지만,
그 결과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의미를 둘지는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더 인간다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공감, 윤리적 판단,
창조적 해석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장점이며,
미래 시대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균형
아홉 번째 발자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대해 말한다.
"혁신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보다,
그것이 실제 사회 구조와
맞물릴 때 이뤄진다."
즉, 기술은 도구에 불과하며,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
이른바 디아밸(Diabalanc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디지털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속도를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감각과
시간을 빼앗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의식적으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유지해야 한다.
뇌와 몸 사이의 균형,
화면과 손끝 사이의 거리감,
기계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일이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기술과 함께 가되,
인간성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시대다.
디지털이 주는 효율성 뒤에 숨은
감정의 무딤과
인간관계의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혁명은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열 번째 발자국은 가장 뜨겁다.
정재승은 묻는다.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그는 이렇게 답한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오기를 바라는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이
그 출발점이라고.
위대한 혁신은
아름다운 상상에서 출발하며,
그 상상이 진실에 가까울 때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다.
그는 '미치도록 아름다운 아이디어'만이
진짜 혁명을 일으킨다고 강조한다.
돈키호테가 던졌던 질문처럼,
'미래를 꿈꾸는 내가 미친 건가요,
아니면 있는 그대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이 미친 건가요?'
우리는 현실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그 너머를 상상할 것인가.
상상력은 단지 감성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논리적 사고의 확장이며,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
책은 우리에게 ‘꿈꾸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운다.
순응하지 않는 자들의 탐험
열한 번째 발자국은
순응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혁신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하지만 정재승은 말한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위험을 잘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순히 무모한 것이 아니라,
사려 깊게 준비된 탐험가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도전하는 삶은
마라톤이 아니라,
경계 너머로 나아가는 탐험이다.
우리의 삶이 일직선의 경주가 아니라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고
도전을 거듭하는 항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여정에 필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통찰'과 '준비된 용기'일 것이다.

불안정한 시대에 진짜 도전은
계산된 위험 속에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순응을 거부하는 이들은
결국 새로운 규칙을 쓰는 자들이며,
이들의 여정은
우리 사회의 기준점을 바꿔 놓는다.
뇌라는 우주, 인간 존재의 이유
열두 번째 발자국은 철학적인 고백이다.
칼 세이건은 말했다.
"우주는 자신을 알아주는
지적 존재를 만들고 싶었다."
인류는 바로 그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고.
정재승은 이 말을 빌려,
인간의 뇌를 하나의 우주로 비유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이 우주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라는 의미다.
『열두 발자국』은
과학적 사실을 넘어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를 이끈다.
질문하고, 탐험하고, 도전하고,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이유를
뇌라는 우주에서 끌어내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지적인 산책'이다.
이 산책을 끝마친 우리는,
어느덧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있음을 깨닫는다.
뇌라는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며,
우리는 매 순간
그것을 탐험하는 작은 우주비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