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그 욕망은
시대가 바뀌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고대에는 신탁을 찾았고,
중세에는 점성술을 믿었고,
근대에 들어서는
경제 모델과 통계로
예측을 시도했다.

그런데 역사는 이상하게도
똑같은 결말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는 맞출 수 있다는
확신은 늘 등장했지만,
시장과 사회는
그 확신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미래 예측은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았다.
이 질문을
가장 집요하게
붙잡은 사람이 있다.
에드워드 듀이
(Edward R. Dewey)다.
그의 연구는
감이나 직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한
반복 패턴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우연이 아니라,
역사상 가장 큰 경제 충격 중
하나였던 1929년 대공황이었다.
규칙적인 반복의 목격
듀이는 대공황 이후
미국 상무부 경제 분석가로
임명되면서 시
장 붕괴의 원인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이상하리만큼
규칙적인 반복을 본다.
경제 위기가 마치 파도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
혼돈처럼 보이는 시장에도
어떤 리듬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듀이의 연구는
직업이 아니라 집착이 된다.
그는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다.
경제 데이터만
모은 게 아니다.
기후, 생물, 사회현상,
지질, 심지어 우주 현상까지
범위를 넓혔다.
왜냐하면 경제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자체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듀이가 분석한
데이터 시리즈는
2,000개가 넘는다.
그 결과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모든 것은
사이클을 가진다.
듀이에게 이 문장은 결론이자,
세상을 해석하는 틀이다.
세상은 직선이 아니고,
우연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예측의 과학
듀이는 1940년에
사이클 연구를
체계화하기 위해
사이클 연구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 1971년,
《사이클》을 통해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듀이가 꿈꾸었던 목표다.
단순히 옛날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가 아니라,
반복의 리듬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탐구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함께 붙는다.
오늘날의 머신러닝이나
계량분석과 비교하면
방법론은 단순해 보일 수 있고,
그래프 데이터의
검증 불확실성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유사과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의미를 잃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듀이가 한 일은
맞추기가 아니라,
세상에는 반복되는 흐름이
존재한다는 가정 자체를
데이터로 밀어붙인
최초의 시도였기 때문이다.
이후의 거시경제 프레임,
투자 심리,
자산배분 사고방식은
결국 이런 출발점 위에서
자라났다.
경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듀이가 흥미로운 점은,
사이클을 경제 현상에만
묶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자연과 사회 전반에서
반복되는 리듬을 찾았다.
예컨대 어떤 데이터는
9.6년처럼
특정 주기를 보이기도 했고,
어떤 현상은
수십 년 단위로
파동을 이루기도 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비슷한 주기가 관찰될 때,
듀이는 연결을 직감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우주적 리듬이 진짜냐
같은 논쟁이 아니다.
실제 투자자나 실무자에게
핵심은 더 현실적이다.
1. 세상은 직선이 아니라
파동처럼 움직인다.
2. 극단은 오래가지 않는다.
3. 상승과 하락은
대칭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변형된다.
문제는 반복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매번 처음 겪는 것처럼
반응하는 태도다.
듀이의 접근은
예측 그 자체보다,
패턴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사고방식을 남긴다.
그리고 이 사고방식이
주식시장으로 이어진다.
주식시장 사이클은
더 선명해진다
듀이는 1830년부터
1966년까지의
미국 주식시장을 관찰한다.
결과는 단순하다.
시장은 혼돈 속에서도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평균적으로 9.2년의
시장 사이클이
관찰된다는 결론이다.
듀이도 이 숫자의
정확한 원인을
단일하게 규명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는
사이클이 나타나는 이유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여러 흐름의
중첩이라고 설명한다.
이 부분이
실전적으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장을 무너뜨리는 건
하나의 뉴스가 아니라,
뉴스가 겹치고,
심리가 겹치고,
정책이 겹치면서
만들어지는
큰 파동이기 때문이다.
즉, 시장의 주기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1. 경제 주기
키친 사이클 3~5년,
주글러 사이클 7~11년
2. 기술 발전
산업혁명부터 AI 붐까지
3. 인구 변화
베이비붐, 고령화
4. 정책
금리 인상/인하, 규제 변화
5. 투자자 심리
공포와 탐욕의 반복
이 복합 파동이 겹쳐지면서
시장은 주기적 리듬을
띄게 된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이 패턴이
오늘의 S&P 500에서도
여전히 관찰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결국 사이클은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형태를 바꿔 반복되는
현재형이라는 뜻이다.
예측보다 인식을 남긴다
『사이클』은
미래를 맞추자라는
단순한 유혹을
던지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 예측이
얼마나 위험한 확신인지,
동시에 반복되는
흐름을 모르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
보여준다.

예측이 아니라 인식,
정답이 아니라 국면,
맞추는 능력이 아니라,
흐름 위에 서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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